[뉴스프리즘] 일상 파고든 마약에 청정국 지위 '흔들'…대책은<br />[명품리포트 맥]<br /><br />▶ SNS 타고 퍼지는 마약…교묘해지는 유통 수법<br /><br />마흔아홉살 이동욱씨가 처음 대마초를 접한 건 고등학생 때였습니다.<br /><br />이십대때에는 후배의 권유로 필로폰에도 손을 대기 시작했고, 마약은 이씨를 이후 20년 넘게 지배했습니다.<br /><br />이씨는 4년 전에야 겨우 마약을 떨쳐낼 수 있었습니다.<br /><br /> "가족들이 힘들어하는 걸 보기가 저도 너무 힘들고, 자살 기도도 몇번 했고, 또 내가 이걸 이길 수 없다는 걸 아니까 너무 답답하고 눈물만 나오는 거에요. 약물이라는 게 그런거 거든요."<br /><br />어린 시절 접한 마약을 끊기까지 수십년이 걸린 건데, 문제는 최근 온라인으로 마약 유통이 활성화되면서 이씨처럼 10대와 20대에 마약을 경험하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는 겁니다.<br /><br />온라인을 이용한 마약류 거래 사범은 올해 전체 마약 사범의 20%를 넘어섰고, 10대와 20대의 비중도 지난해 1,500여명에서 올해 2,300여명으로 50% 넘게 늘었습니다.<br /><br />특히 SNS는 마약 확산을 부추기는 통로가 되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일반인이 마약을 접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.<br /><br />제가 한 유명 SNS에서 마약과 관련한 검색어를 입력했더니, 마약 거래를 원하는 사람들의 광고 게시글과 함께 인증 사진까지 찾을 수 있습니다.<br /><br /> "대부분 아는 사람이었는데, 또 교도소 안에서 서로 알게돼서 이렇게 거래를 하게 됐다면, (요즘에는) 단어만 검색을 하면 전화번호까지 다 나와서 바로 전화해서 송금만 하면 오늘 바로 모든 게 이뤄지는 그런 세상이다보니까…."<br /><br />마약 거래가 확산하면서 공항이나 항만을 통한 마약 밀반입도 더욱 늘어나는 상황.<br /><br />마약류 밀반입량은 2016년 38.5㎏에서 지난해 무려 292㎏에 달했습니다.<br /><br /> "(신체 은닉을 하거나) 캐리어 가방에 별도의 이중 공간을 만들어 은닉하는 경우가 대다수이고요. 커피봉지, 차봉지, 어린이용 장난감, 양초 등 숨길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어떤 물건이든지…."<br /><br />갈수록 교묘해지는 마약 유통 수법에 온라인망까지 더해지면서 우리 일상이 크게 위협받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연합뉴스TV 이진우입니다. (jinu@yna.co.kr)<br /><br />▶ 마약 범죄 증가에 수사강화…처벌은 솜방망이<br /><br />클럽 버닝썬 사건에 이은 재벌가 마약 투약 논란.<br /><br />일반 주택가까지 마약이 침투하면서 마약청정국도 이제 옛말이 됐습니다.<br /><br /> "요즘은 인터넷으로 채팅도 하고 소통하면서 굳이 현장 안나가도 소포로 보내고 그렇게 발달하다보니 역효과로 심지어 미성년자들도 마약을 습득하는 시대가 되어서…"<br /><br />이에 검찰은 일선 검찰청에 국제마약조직 추적수사팀과 암흑 경로인 다크웹 전문수사팀을 신설하는 등 수사를 강화하고 있습니다.<br /><br />한 때 마약청 신설이 논의되기도 했습니다.<br /><br /> "대규모 마약거래의 배후세력을 추적하고 사이버 공간을 이용한 마약 유통사범을 단속하는 전문수사팀을 신설했습니다."<br /><br />하지만 정·재계 인사 자녀들과 연예인들이 잇따라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서 마약 사범에 대한 처벌은 여전히 솜방망이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.<br /><br />현행법상 마약 사용자는 징역 1년 이상, 제조ㆍ판매자는 무기 또는 징역 5년에 처해집니다.<br /><br />하지만 액상 대마를 밀반입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선호씨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.<br /><br /> "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한 마음입니다."<br /><br />홍정욱 전 한나라당 의원의 딸은 1급 마약인 LSD를 흡입하고 밀반입했음에도 집행유예를 받아 검찰이 항소했습니다.<br /><br />SK와 현대가 3세, 가수 겸 배우 박유천, 방송인 로버트 할리 등도 잇따라 형 집행을 유예받았습니다.<br /><br />대검찰청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경우는 40%가 넘습니다.<br /><br />반면 징역 10년 이상 중형을 선고받은 경우는 0.0004%에 불과합니다.<br /><br /> "마약 처벌을 좀 더 강화해야 2차·3차 범죄도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."<br /><br /> "외국에 실제 예보다 법정형이 낮으면 오히려 우리나라 마약범죄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엄중한 처벌과 규제가 필요한 상황입니다."<br /><br />마약범죄에 대한 양형 기준 자체가 국민적인 법 감정에 못 미처 이를 상향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.<br /><br />연합뉴스TV 김동욱입니다. (dk1@yna.co.kr)<br /><br />▶ 마약사범 36%는 '재범'…치료·재활 보완책 시급<br /><br /> "많은 분들께 심려 끼쳐 드려 진심으로 다시 한번 사과드리고 싶고 앞으로 사회에 많이 봉사하면서 열심히 정직하게 노력하겠습니다."<br /><br />지난 7월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가 집행유예를 선고 받고 풀려난 가수 겸 배우 박유천 씨.<br /><br />재판부는 마약을 끊는 기회를 줘야 한다며 보호관찰과 치료명령을 내렸습니다.<br /><br />지난해 박 씨처럼 재판에 넘겨졌다가 집행유예를 받은 마약사범은 40%가 넘고, 벌금형까지 합하면 전체의 절반 정도는 징역형을 면했습니다.<br /><br />처벌보다는 치료가 우선이라는 판단입니다.<br /><br />그러나 작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마약류 사범 3명 가운데 한명은 다시 마약에 손을 대는 상황입니다.<br /><br /> "초기 사용자를 위한 적절한 치료와 재활 시스템 부재의 결과입니다. 최근엔 LSD와 같은 강력한 마약에도 쉽게 노출되는…"<br /><br />전문가들은 마약사범을 치료하는 국가 제도인 치료 보호와 치료 감호부터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합니다.<br /><br />입원 또는 통원 치료를 받도록 하거나 감호소에 수용해 치료를 받게하는 제도인데, 대상은 작년 전체 마약사범의 2% 정도에 불과합니다.<br /><br />마약사범을 치료의 대상으로 봐야한다고 입으로는 외치지만 여전히 범죄자로 보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입니다.<br /><br /> "현행법상 치료감호와 치료보호라는 제도가 있지만 실제로 검찰이 마약사범에게 이를 청구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. 마약 사범들을 치료한다는 차원에서 해당 제도들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."<br /><br />여기에 마약 치료 시설 마저 예산...